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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댄스, 천상에 바치는 여신의 춤 [06-10-30]
코레트
2006.10.30
2518
여성들이 즐겨 하는 운동인 '벨리댄스(Belly Dance)'를 취재한다는 말을 듣고 고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의상이 간편하고 단출하다 보니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혹을 피하지 못했던 탓이다. 또한 '섹시함'으로 이름을 날리는 여가수들 중 상당수가 벨리댄스와 흡사한 춤을 추고 있는 최근의 상황도 한몫 했을 것이다. 사실 남자 벨리댄서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거니와 남성이 배와 골반을 퉁기는 모습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 벨리댄스는 이슬람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춤이다.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로 배를 이용한 춤을 발전시켰다는 설과 이슬람 지역의 왕이었던 술탄에게 간택 받기 위해 궁녀들이 추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정확한 유래는 차치하더라도 벨리댄스가 남성보다는 여성과 관련이 있었던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예상했던 대로 강사반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두 여성이었다. 여느 춤처럼 벨리댄스도 처음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시작했다. 다만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계수처럼 동작들이 끊임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템포는 빠르지 않지만 전신의 모든 근육을 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정도 몸이 풀린 후 본격적으로 허리와 골반을 흔들었는데, 치마에 부착된 작은 동전 같은 히프 스카프들이 부딪히며 파열음을 냈다. 벨리댄스는 전체적으로 매끄럽지만, 그 속에 강인함과 거침이 숨어 있는 듯했다.

때론 보는 사람을 압도할 만큼 화려하고, 때론 부드러운 물처럼 연약한 동작들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린 '요염함', 그 자체였다. 춤 하나가 초라한 인간을 미의 화신으로 승격시키는 순간이었다.

여성의, 여성을 위한 춤

몇 해 전부터 사회적으로 참살이(웰빙)와 건강한 신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춤에 도전하고 취미로 삼는 사람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 불어닥친 '춤바람' 열풍에 벨리댄스가 예외일 리 없다.

요즘에는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단순히 얼굴만 예쁜 것보다는 소위 'S라인'을 가진, 몸매가 매혹적인 사람이 조명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여성의 라인을 미끈하게 살려주고 몸매를 보정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벨리댄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벨리댄스의 고향인 중동에서는 남자들도 조끼와 펑퍼짐한 바지를 입고 춤을 춘다. 원래는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곳에서는 '운동'과 '여가'적인 측면보다는 '공연'적인 벨리댄스가 발달해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만 유독 공연보다는 운동의 기능이 강조돼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년 이상 벨리댄스를 배운 사람들은 춤을 통해 각자의 체형에 맞는 '이상적인' 몸매에 근접하게 됐다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벨리'는 영어로 배를 뜻하지만, 벨리댄스는 복부뿐 아니라 가슴부터 엉덩이까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여성의 몸매를 좌우하는 부분을 운동시키다 보니 자연스럽게 탄력 있고 아름다운 몸매가 만들어진다. 특히 복부 비만과 내장 비만에 효과가 있는데, 오랫동안 벨리댄스를 하면 소화기관의 활동도 활발해져 피부가 좋아지거나 변비가 낫는 부수적인 혜택도 따라온다.


'춤추는 요가'라고 불리는 벨리댄스는 동작이 격렬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즉 숨을 헐떡이게 만드는 운동이 아니라, 모든 신체를 활용하고 자극을 주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처음 학원에 등록하면 3~4개월 동안은 춤의 기초가 되는 동작만을 반복한다.

벨리댄스는 배꼽을 기준으로 하체를 흔들 때는 상체를 고정시키고, 상체를 움직일 때는 하체를 그대로 두기 때문에 다른 춤에 비해 '절제'돼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래서인지 시원하고 흥겨운 재즈 댄스나 스포츠 댄스에 비하면 얌전하고 여성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좁은 공간에서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도 요가와 닮은 점이다. 부분 동작이 많고, 지금까지 잠들어 있던 근육까지 총동원해야 '제대로' 춤을 출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부지런히 연습을 해야 한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설거지를 하면서도 긴장을 풀고 몸을 흔들어주면 그만이다. 특별히 정해진 안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파트너와 호흡을 맞출 필요도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연마'가 가능하다. 벨리댄스는 운동 효과도 없을 것 같고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10분만 춰도 온몸이 땀으로 젖게 된다.

그러나 벨리댄스는 기본적으로 개인 수양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춤이다. 이 때문에 얇은 천이나 칼, 양초, 캐스터네츠와 비슷한 악기인 질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한다.

댄서들은 공연장에서 관객들의 표정을 훔치면서, 그들과 호흡할 때 가장 큰 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취미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춤을 원하는 사람들은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의상을 구입해 무대에 오른다.

평소에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던 사치스러운 옷을 입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발산시키며 군중의 이목을 받을 때는 공주나 왕비가 부럽지 않다. 벨리댄스를 통해 여신의 자리에까지 올라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Tip 벨리댄스의 유형

벨리댄스는 크게 미국 스타일과 중동 스타일로 나뉜다. 미국 스타일에는 쇼의 요소가 많이 가미된 카바레 스타일과 전통 스타일이 있다. 카바레 스타일은 어지러울 정도로 화려한데, 기구들을 많이 사용하며 재즈나 발레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퓨전 댄스라고 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전통 스타일은 화려함이 적은 편이다.

이집트에서는 비드와 모조 보석을 붙인 브래지어와 벨트를 착용하는데, 화려하고 귀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골반을 정확하게 움직이며,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춤을 춘다.

반면 터키의 벨리댄스 의상은 비드를 많이 사용하며 노출 정도가 더 심하고 치마의 옆은 허벅지까지 트여 있는 경우가 많다. 빠르고 리듬의 변화가 적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이집트에 비해 대중적인 것이 특징이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글/박상현 기자(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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